오늘 저는, 변호사로서가 아닌 한 사람의 '생존자'로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혼이라는, 제 인생을 통째로 집어삼켰던 그 지옥의 한복판에서 제가 건져 올린 단 하나의 진실에 대해서 말입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이혼에서의 승리'란 어떤 그림입니까?
아마 많은 분들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재산분할에서 한 푼이라도 더 받는 것." "상대방의 잘못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무릎 꿇게 하는 것." "양육권을 가져와 아이를 내 곁에 두는 것." "법정에서 판사에게 '당신이 옳다'는 판결을 받는 것."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 지독한 전쟁의 한복판에 있을 때, 저의 세상은 온통 '승리'와 '패배'라는 흑백의 논리로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잠 못 드는 밤마다 상대방의 약점을 되뇌었고, 어떻게 하면 법정에서 그의 주장을 완벽하게 격파할 수 있을지만을 연구했습니다. 변호사의 날카로운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제 통장에 찍힐 숫자와 판결문에 새겨질 단어들이 제 망가진 삶을 보상해줄 유일한 길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저는 그 싸움에서 '승리'했습니다. 법률적으로는 원하는 것을 거의 다 얻어냈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축하하며 "고생했다, 결국 네가 이겼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승리의 깃발을 손에 쥐었는데, 제 마음은 왜 여전히 폐허처럼 황량했을까요? 상대방을 향한 분노는 재판이 끝나도 사그라들지 않았고, 제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텅 빈 트로피를 들고, 무너진 제 인생의 경기장 한복판에 홀로 서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기기 위해 싸운 것이 아니라, 싸우기 위해 살아왔다는 것을. 그리고 제가 그토록 갈망했던 '승리'는 사실, 가장 교묘한 형태의 '패배'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가 집착하는 '가짜 승리'의 해부도
이혼 소송에서의 승리, 즉 '승소'는 강력한 마약과 같습니다. 소송 과정의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고, 내가 옳았다는 착각을 심어줍니다. 하지만 그 약효가 떨어지고 나면, 우리는 더 큰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돈으로 얻은 승리
재산분할에서 수천만 원, 수억 원을 더 받았다고 칩시다. 하지만 그 돈을 얻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지불했습니까?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의 시간을 오롯이 그 싸움에 바쳤습니다. 상대방을 향한 증오와 법정에서의 스트레스로 건강을 해쳤습니다. 그 돈이 과연 당신이 잃어버린 시간과 평온, 그리고 건강과 맞바꿀 만큼의 가치가 있었습니까?
사과로 얻은 승리
상대방의 유책을 입증하여 위자료를 받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네가 피해자였구나"라는 인정을 받았다고 칩시다. 하지만 그 사과와 인정이 당신의 상처를 정말로 아물게 했습니까? 진정한 치유는 타인의 인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스스로를 다독일 때 시작됩니다. 가해자로 낙인찍힌 상대방은 당신의 인생에서 '영원한 적'으로 남아, 당신의 발목을 계속해서 붙잡을 뿐입니다.
아이로 얻은 승리
양육권 다툼에서 이겨 아이를 데려왔다고 칩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는 어떤 상처를 입었을까요? 부모가 서로를 헐뜯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아이는 자신을 '전쟁의 전리품'처럼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승리한 부모'가 아니라, 이혼 후에도 서로를 '존중하는 부모'입니다.
이 모든 '가짜 승리'들은 우리를 과거에 묶어둡니다. 상대방이라는 존재가 있어야만 나의 승리가 증명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는 이혼을 하고도, 여전히 그 사람의 그림자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셈입니다.
지옥의 밑바닥에서 건져 올린 '진정한 승리'
제가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그 절망의 밑바닥에서, 저는 '승리'의 기준을 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한 줄기 빛을 보았습니다. 제가 찾아낸 단 하나의 진실은 이것이었습니다.
이혼에서의 진정한 승리는, 상대로부터 무언가를 더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통제권을 온전히 되찾아오는 것입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주권의 회복' 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더 이상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시간의 주권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하지 않을 자유. 내 소중한 24시간을 과거의 상처를 되새기는 데 쓰지 않고, 오롯이 나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권리.
감정의 주권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내 기분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지 않을 평온함. 내 기쁨과 슬픔, 분노의 주도권을 타인에게서 되찾아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
미래의 주권
주말에 무엇을 할지, 어디로 여행을 갈지, 누구를 만날지, 남은 인생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그 누구의 허락이나 동의도 필요 없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
이 '주권'을 회복하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피해자'나 '이혼한 사람'이 아닙니다. 당신은 그저 '새로운 삶을 시작한 한 명의 독립적인 존재'가 됩니다. 재산분할 액수나 위자료 금액은 통장의 숫자에 불과하지만, 이 '주권'은 당신의 남은 인생 전체를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지옥을 건너며 배운, 그리고 이제 당신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단 하나의 진실입니다.
그러니 부디, 이제 그만 싸움을 멈추십시오. 상대방을 향해 있던 그 날카로운 시선을 거두어, 당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십시오.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신의 남은 인생을 무엇으로 채우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진정한 승리는 법정의 판결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고요한 아침과 평온한 저녁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