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당신의 이야기를 쓸 시간: 이혼의 끝에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법

 

길고 혹독했던 겨울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고, 세상이 온통 잿빛으로만 보였던 시간. 때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때로는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홀로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당신은 그 모든 시간을, 온몸으로 통과해 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혼이라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이제 당신 앞에는, 무엇을 써야 할지 알 수 없는, 너무나 희고 눈부셔서 오히려 두려운 백지 한 장이 놓여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제 무엇을?" 이라는 질문 앞에서, 안도감과 함께 찾아오는 막막함. 


괜찮습니다. 그것이 당연합니다. 


이혼의 끝은, 행복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멋대로 휘갈겨 쓴 낡은 이야기의 끝에 마침표를 찍고, 이제 '나'라는 이름의 새로운 작가가 펜을 잡을 자격을 얻었음을 의미할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다시, 당신의 이야기를 쓸 시간입니다. 


낡은 책을 덮는 의식: 원망이 아닌 '이해'로 


새로운 이야기를 쓰기 전에, 우리는 먼저 낡은 책을 제대로 덮고 책장에 꽂아두는 의식을 치러야 합니다. 이 의식은 '용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에게 상처 준 사람을 억지로 이해하라는 뜻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그 길고 길었던 이야기의 마지막 페이지에, '원망'과 '후회' 대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네 글자를 적어 넣는 것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 속에 내 아이가 태어났음을.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을 통해 나는 내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음을.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지옥을 통과하며 나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지혜를 얻었음을. 


좋았던 것과 나빴던 것, 그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제 이 이야기는 끝났다. 나는 여기서 교훈을 얻었고, 이제 떠난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 선언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과거라는 유령의 속박에서 벗어나, 현재라는 땅에 두 발을 딛고 설 수 있게 됩니다. 


새로운 이야기의 첫 페이지: '나'라는 주인공을 다시 만나다 


두려워하지 말고, 새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십시오. 그 페이지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적는 곳이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 를 다시 정의하는 곳입니다. 


  • 이 책의 제목은 무엇입니까? '좌절을 딛고 일어선 한 남성의 성공기' 같은 거창한 제목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소박한 기쁨을 찾아가는 나의 하루들', '조용한 자유',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처럼, 당신의 마음이 이끄는 제목을 붙여주십시오. 


  • 이 책의 주인공은 어떤 사람입니까?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빠'라는 역할을 벗어던진, 본래의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가슴이 뛰었나요? 지난 세월 동안 잊고 지냈던, 혹은 억누르고 살았던 당신의 진짜 욕망과 다시 만나십시오. 


  • 이 이야기의 배경은 어디입니까? 당신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무대를 직접 디자인하십시오. 당신의 취향으로 가득 찬 작은 집, 당신을 지지해주는 따뜻한 친구들과의 찻자리, 당신이 늘 꿈꿔왔던 낯선 여행지의 풍경. 당신이 머무는 모든 공간이, 새로운 이야기의 배경이 됩니다. 


이혼 후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법: 당신의 언어로, 당신의 속도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데는 몇 가지 지침이 필요합니다. 


1. 연필로 쓰십시오. 


새로운 삶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십시오. 때로는 잘못된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서투른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지우개로 싹싹 지우고, "다시 쓰면 되지, 뭐"라고 툭툭 털어버릴 수 있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완벽함이 아닌, '나다움'으로 당신의 페이지를 채워나가십시오. 


2. 새로운 색깔을 찾으십시오. 


과거의 이야기가 흑백의 모노드라마였다면, 이제 당신의 팔레트에 새로운 색깔을 추가할 시간입니다. 이른 아침 공원의 신록(綠), 저녁 하늘의 노을(紅),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 속 파랑(靑). 의식적으로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새로운 감각을 깨우십시오. 당신의 세상은 당신이 알아채는 만큼 다채로워집니다. 


3. 당신이 이 이야기의 유일한 작가임을 기억하십시오.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의 선택에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이 이야기의 결말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 완전한 '주권'을 마음껏 누리십시오. 


이혼의 끝은, 당신 인생의 끝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써주던 낡은 이야기의 끝일 뿐입니다. 


이제 펜을 드십시오. 

당신의 손으로, 당신의 언어로, 

당신의 새로운 계절을, 당신의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십시오. 


그 첫 문장을, 온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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